'사이비'라는 개념은 주류 사회나 지배적 종교가 다른 신념이나 종교 운동을 평가절하하고 탄압하는 데 사용되어 왔으며, "내가 믿으면 종교, 남이 믿으면 사이비"라는 말로 풍자된다. 이 개념은 역사적으로 다수파가 소수파의 신앙을 사이비로 낙인찍어 배척해온 과정을 보여준다. 본 논문은 '사이비' 개념의 형성과 변화, 그리고 종교적 박해의 도구로서의 기능을 역사적 사례와 사회학적 분석을 통해 살펴본다.
'사이비'의 어원은 "겉보기에는 비슷하지만 근본적으로는 다르다"는 뜻으로, 초기에는 위선이나 가식을 경계하는 윤리적 맥락에서 사용되었다. 시간이 지나면서 이 단어는 진짜처럼 보이지만 가짜인 모든 것을 가리키게 되었고, 특히 종교 영역에서 가짜 종교를 지칭하는 의미로 확장되었다. 한국어에서 '사이비 종교'는 사회적으로 용납되지 않거나 해악을 끼치는 집단을 의미하게 되었으며, 이는 서구의 '컬트'나 '이단' 개념과 유사하다.
역사적으로, 지배적인 신앙 집단은 '사이비' 개념을 사용하여 소수파를 억압해왔다. 중세 서양에서는 가톨릭 교회가 이단으로 규정한 신앙 운동을 가혹하게 처벌하였고, 종교재판과 마녀사냥을 통해 사회적 위협으로 간주한 이들을 제거하려 했다. 종교 개혁 시대에도 프로테스탄트와 가톨릭 간의 대립에서 서로를 사이비로 매도하며 박해가 이어졌다. 이러한 과정은 각 집단의 신앙적 정통성을 강화하고 이질적인 신앙 공동체에 대한 탄압을 정당화하는 역할을 했다.
동아시아에서 '사이비' 개념은 국가 권력이 새로운 종교나 외래 종교를 사교(邪敎)로 간주하고 탄압하는 데 사용되었다. 조선 시대에는 천주교가 성리학적 질서에 어긋나는 신앙으로 여겨져 혹독한 박해를 받았고, 집권층은 이를 "사학(邪學)"이라 부르며 신자들을 이단자로 간주했다. 이로 인해 신유박해 등 여러 차례의 박해가 발생하였고, 외래 종교를 정통이 아닌 가짜 신앙으로 규정하는 논리가 사용되었다.
중국에서도 19세기 말에서 20세기 초에 등장한 민간 종교운동들이 기존 질서를 위협하는 사이비 종교로 인식되어 탄압받았다. 청나라와 군벌 시기에는 법률로 "사교 금지"를 명문화하고, 국가가 공인하지 않은 종교를 사악한 종교로 규정하여 엄벌에 처했다. 이러한 사례들은 국가 권력이 신흥 신앙운동을 '가짜 종교'로 낙인찍어 제거한 것을 보여준다.
근대 이후에도 다수의 의견과 다른 종교에 대한 사회적 배척이 지속되었다. 19세기 후반에서 20세기 초에 서구에서 등장한 새로운 종교 운동들은 주류 개신교권으로부터 "컬트(cult)"로 낙인찍혔다. 이들 신흥 종교는 기존 질서에 위협이 되거나 도덕적 기준에 어긋난다는 이유로 사이비로 간주되었고, 반(反)컬트 운동이 일어나면서 이들을 범죄집단처럼 묘사하고 소외시키려는 움직임이 나타났다.
결론적으로, '사이비'라는 딱지는 지배적 종교나 사상 체제가 자신들과 다른 믿음을 억누르기 위해 사용된 강력한 무기이며, 이는 해당 집단의 정통성과 도덕성을 부정하여 구성원들을 범법자나 사회 질서의 파괴자로 만드는 효과를 가져왔다. 이러한 역사적 사례들은 '사이비' 개념이 권력자들에게 어떻게 이용되어 왔는지를 잘 보여준다.